Under World/Official Report By J.1004

garden infinity 12: TOWA TEI

James1004 2006. 9. 17. 00:43
Garden Infinity 12 : Towa Tei
2006/09/16 13:00:17


예상대로, 춤추기엔 이른 시간에 도착했음에도, 역시나, 황태자를 보러온 매니아들은 이미 가든의 일층 플로어를 가득 매웠고, 입구에서는 협찬사 관계자들이 서성이며 오늘은 도대체 몇 명이 올 것인가를 가늠하는듯했다. 날은 쌀쌀한게 이른 가을 날씨였지만, 클럽 가든 안은 열기로 가득했고, 분명히 타임 테이블에 12시30분 황태자 등장이라서 쓰여 있건만, 이제나 저제나 그분이 납시려나~~ 하는 백성들의 동동 구르는 발은 탱크소리 마냥 크게 울려왔다.

재일교포3세로 알려져 있으며, 아리까리한 용어인 시부야계 음악의 적자, 황태자, 프론트맨으로 불리는 일본 일렉트로니카의 최종병기 그분.. 토와테이님께서 지난 9월 9일 토요일 밤 강남 유일의 럭셔리 일렉트로닉 클럽 가든으로 납셨다.

우선 토와테이의 방문은 이번이 첫 번째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실 여러번이다) 올때마다 많은 매니아들의 스팟라잇을 받는 정말 이바닥의 귀공자(이제는 좀...아니 많이 늙어보인다 --)임에 틀림 없다는 것을 필자는 이날 온몸으로 느낄수 있었고, 내년에 또 온다 하더라도 분명.. 그곳이 어딘들 이내 닭장을 만들 파괴력을 가진 파티계의 보증수표임에 틀림없다는 것 또한 확신시켜 주었다.

이날 관계자를 통해 얼핏, 가든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관객이 온거같다 라는 얘기를 들었다.(그러고 보니.. 첫번째가 궁금해지는군--?) 자세히 세어보지는 못했지만, 천명에 육박했을 것이다. 가든이 작은 클럽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황태자의 백성들이 어찌나 몰려왔는지 클럽은 역시 닭장이 되고야 말았다. (리뷰사진을 통해 확인하시라~~) 하지만, 필자를 포함 그날 파티에 온 모든 관객들은 정말 신명나게 미쳐 날뛰어줬다.





10시부터 장사진을 이룬 클러버들은 토와테이가 무대에 오르기 전부터 플로어를 가득 매운채 음악에 취해서 열심히 준비운동을 하고 있었고, 토와테이는 깔끔하게 예정된 시간에 DJ 부스에 예의 그 검정 모자에 검정 자켓 검정 바지에 검정 구두를 걸치고 나타났다.. (이 양반 이옷 말고 다른옷 입고 공연하는 모습을 본적이 없다.. 앙드레김 선생님과 같이 있으면 바둑이 같을라나.. ^^)

취재를 위해 온 파티였지만, 정말 나도 같이 미쳐 날뛰고 싶을 정도로 음악은 세련된 일렉트로닉 라운지였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우리나라의 매니아들에게는 확실히 시부야계 음악이 통하는거 같다! 게다가 가든의 사운드는 정말 손색없이 휼륭하기에 이날 토와테이 파티는 흠잡을데 없이 완벽한 파티였다.

토와테이가 DJ부스를 인계받고 살짝 살짝 사운드가 끊어지는 사고가 있었지만, 10년차 베테랑 DJ에게 이런 상황은 당황스러울 일이 아니었고, 충성도 높은 매니아들은 음이 끊어진 공백을 환호성으로 채우는 아름다운 피드백을 날려주는 센스 만점짜리 충신들이었다.

DJ 부스 바로 앞은 음악을 듣는건지 토와테이를 만지려는건지 분간 할 수 없는 열혈 젊은이 수십명으로 접근불가 상황이었고, 촬영 나온 케이블 TV 카메라 기사도 혀를 내두를 정도의 반응들은 계속해서 쏟아져 나왔다. 토와테이는 굉장히 분주하게 움직이며 디제잉을 했다. (하긴 백성들이 그렇게 열심히 환호를 보내는데 거기서 C.D 다 돌아가면 갈아 끼워주는 허리케인 박 이나 할 법한 디제잉을 했다가는 한소리듣지 싶었다.. 그 어느때보다도 스크레칭도 많이 하는등, 참 부지런히 움직이는 황태자의 모습에 DJ는 바쁜 직종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정도 였다.)

예정된 1시간 30분의 플레이타임을 모두 마치고, 덤으로 약간 더 앵콜을 해준 토와테이는 자리에서 나와 2층으로 올라가 휴식을 취했고, 파티는 2시를 기점으로 3분의 2이상의 클러버들이 자리를 비우기 시작했다. (물론 충분히 예상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워낙 많은 이들이 있던 자리라서 그렇게 많이 빠져 나가도 아직 춤추는 이들은 즐비했고, 파티는 4시가 되어서야 끝이 보이는 듯 했다.

만약에 토와테이의 음악이 세련된 일렉트로닉 라운지가 아닌 더 과격한 춤을 유도하는 음악이었으면 아마 춤출 공간이 부족한 클러버들에게 불만을 안겨줬을지도 모를뻔했던 이날 파티는 매우 성공적이었다.(주최측이나 클러버들 모두에게나...)

물론 토와 테이의 레파토리가 작년에 비해 훨씬 다양해진건 아니지만, 확실히 그의 믹싱이 세련되고, 그가 선택하고 샘플링하는 멜로디가 한국의 감성과 맞아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빡쎈 트랜스나 하우스는 아니지만, 사운드가 비거나 하지도 않고 시종일과 흥겨운 리듬을 타게 만드는 멋진 DJ 토.와.테.이!

정신없이 밀려드는 외국의 유명 DJ들로 인해 요즘 클럽과 파티계는 정신이 없다. 하지만, 일렉트로닉의 다양화와 매이저화에 대한 집중포격들이 계속 터져줬으면 한다. 그리고, 내년에도 이 시부야계의 황태자가 또다시 대한민국에서 턴테이블을 돌려줬으면 하는 기대도 살며시 던져본다..





* 시부야계 (Shibuya Kei) *

얼마전 한국을 내한한 Mansfield에게도, 또 이번의 Towa Tei에게도 따라 붙는 수식어.. (시.부.야.계 - Shibuya Kei)이녀석에 대해 궁금해 하는 클러버들과 파란인이 있을 듯하여 간단하게 정리해본다.(실제로 '시부야계'라는 용어를 잘못 이해하고 있어서 생기는 망신을 미연에 방지하고, 더불어 살짝 아는척 하는데 필요한 팁을 제공하고자 한다.)

일단 시부야계라는 장르는 공식적으로(?) 없다. 지명이 붙어 있는 장르용어는 기껏해봐야 (라틴음악)쯤 될라나..그부분에도 이의를 제기하는 이 없지 않다! 음악의 장르가 이제는 끝났다라고 이야기 하는 시대에 섬나라 일본의 한 지역에서 장르를 만들어 트랜드화 한다는게 과연 쉬운일이겠는가! (장르용어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시부야쪽 태생이나 시부야쪽에서 활동하는 뮤지션들의 음악을 일컬어 시부야 이라고 하는것이냐.. 그것 또한 아니올씨다.^^ 그럼 뭐냐.. --?

우선 시부야계라는 이름은, 시부야지역에서 유독 어떤 뮤지션들의 음악이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생기게 된다. 다른말로, 음반을 발표했는데, 다른 지방에서는 10장 팔리는 음반이 유독 시부야지역에서는 100장이 팔리더란 말이다. 일본이니까, 가능한 이야기다.(음원 제공 구조가 음반시장 위주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우리나라같은 온라인 구조나 도둑질 구조에서는 이런 통계라는게 아예 없다.)

그런데, 그런 뮤지션들을 모아놓고 보니 공통점이 있더라.. 그 공통점이 무엇인가! 우선 그들의 음악이 서양의 세련된 트랜드를 잘 따라가고 있었으며, (아이돌 팝은 제외다!) 장르적인 성향이 애시드 재즈, 일렉트로니카, 라운지 같은 세련되고 음악성 있는 부분들이 었다는것이고, 파티에 어울리는 음악들이라는 것이다.(다 그렇지는 않다.. 대략 그렇다.^^) 그리고 이런부분들을 잘 섞어서 이쁜 멜로디를 덧입히는 대중을 위한 작은 노력들을 해놓으니, 시부야의 세련되고 매니아 마인드 투철한 젊은이들이 굉장히 좋아하더라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시부야계라는 용어는 음악성있는 무리들의 존재를 부각시키려는 매니아들에 의해 생겨난 일종의 세련된 음악들의 모듬 트랜드화의 소산정도인 것이다. 실제로 자신이 시부야계 뮤지션으로 분류되는 것을 꺼리는 이들도 있다. 당연하다.. 자칫 시부야에 갇히는 꼴이 될 수도 있고, 그 말 자체가 뮤지션의 마인드와 전혀 상관없이 주어 지는 느낌이 들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락 뮤지션이야 하면 통하는 것을 굳이 나는 시부야계열의 락이야 하는게 자신의 입지를 좁히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또한 장르도아니고 뭐도 아닌 용어를 남발하는 것은 프로페셔날로써 음악을 하는 입장에서는 왠지 찜찜하다.

하지만, 시부야계열이라고 불리는 뮤지션들의 음악이 정말 매력적이라는 것은 부인 못하며, 딱히 애시드네, 락이네.. 하기에는 그네들의 공통점이 정말 존재하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게 사실이다.

여담이지만, 필자가 처음, 우리나라의 멋진 밴드 클래지콰이음악을 접했을때 그들 자신이 영향을 받았다는 자미로 콰이 보다는, 시부야계열이 먼저 떠올랐고, 저 밴드 일본가면 빛 좀 보겠네 했는데, 여지 없이 일본에서 러브콜이 왔다.. 그렇다고 클래지 콰이가 시부야계열이라고는 할수없다.. (이제까지 말한 내용을 잘 생각해보시길..--)

혹시나 토와테이의 음악을 듣고 매료 되었다면, 다른 시부야계의 음악들을 한번 열심히 찾아 들어보는것도 재미있는 일일 것이다, 보컬이 있는 음악이나 밴드음악도 시부야계열로 분류되는 것이 많이 있다.

짧게 쓰려다가 길어진 글 때문에 더 이상 다른 언급은 피하겠다. --.. 바램이 있다면, 우리나라에도, 홍대계열 음악이 매니아들에 의해 트랜드화 되어 언론과 이웃나라 니뽄에까지 알려졌으면 한다.




출처: http://party.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