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픈 말은 많지만, 역시 '고맙다'라는 말이 가장 많이 떠오른다.
"김연아 고마워"가 검색어 1위를 했던 지난 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국민들은 '광분'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마운 연아를 대신하여 우리가 대신 분노하자!"
"빼앗긴 영광을 되찾아야 한다."
...라는 마음이었겠지...
하지만, 실상 당사자는 애써 모든것을 흘러가는 물결 속에 떠나 보내려는것 같다.
그리고, 덤덤히 모든것을 받아내고 웃으려 한다.
앞으로도 그녀의 마지막 경기를 보게 될때면, 우리는 속상해 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러시아'를 '일본'보다 더 미워하게 될지도 ....
난 오늘 그런 얘기는 별로 하고 싶지 않다.
오히려 이런 얘기가 하고프다.
"프론티어 정신"
7살에 선택한 '피겨 스케이트'라는 전혀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도 꿈꾸지 않던 운동경기
전용시설도 없었고, 동계 스포츠에선 변방이던 20여년전....
그녀는 남몰래 꿈을 키웠을것이다.
동네 아이들과 경기를 해서 이긴후에...이런 말을 했겠지.
"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딸거야!"
어린 소녀가 이런말을 처음 했을때 주변의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사과나무에서 배를 따겠다는 소리 처럼 들렸을것이다.
하지만, 어떤 동기부여인지 알수는 없지만, 결국 그녀는
우리나라 사람들 아무도 생각도, 상상도, 언급도 하지 못 한 일을 해냈다.
영원히 깨어질 수 없을 '신기록'을 남겼다.
Another Level
그녀의 실력을 이렇게 말하는 걸 들은적이 있다.
나는 그녀의 스케이팅 실력이 아닌 그녀의 '프론티어 정신'에 이 말을 해주고 싶다.
Another Level!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떠나며 황당하게 지켜보는 사람들을 뒤로 할 수 있었던....그녀의 레벨
20살에 세계를 재패할 수 있었던 그녀의 도전정신
그녀는 '프론티어'다.
"장인정신"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전념 하거나 한 가지 기술에 전공하여 그 일에 정통하려고 하는 철저한 직업 정신을 말한다."
장인정신의 사전적 의미란다...
또한 1만 시간의 법칙이란게 있다.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법칙이다.
1만 시간동안 한가지에 집중하면 그것에 통달 할 수 있다는 말이리라.
그녀는 1만 시간 이상을 '스케이트'에 투자해서 젊은 나이에 '장인'이 되었다.
"다른길은 모른다."
김연아는 학교에서 공부할 시간도 없었다고 한다.
'연습'할 시간도 없는데....학교는 무슨..
한가지에 미쳐서 그것만을 파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다.
그리고 도중에 포기하는 사람은 더 더욱 많이 봐 왔다.[나를 포함해서 ^^...]
결국 '성공'이란 녀석은 그 장인정신의 냄새를 맡아 그 냄새의 주인에게 다가가
'인내'라는 쓰디쓴 선물을 주어 눈물 흘리게 하고는, 때가 되면 결국은 자신의 가슴을 열어 내어주는 빈틈 없는 존재임을
나는 저 발을 보며 다시금 깨닫는다.
그녀는 미쳤다.
15년간 오직 한가지에 미쳐서.....다른 길을 몰랐다.
나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서 '장인정신'을 본다.
그리고.....
"조국"
돈도 벌만큼 벌었고, 끝도 없이 유명하며 닿을 수 있는 최고의 자리에 손을 댄 여자
그것도....20살에....
그녀는 20살 어린 나이에 모든것을 이룬 세계적으로 몇 안되는 프론티어이며, 장인이다.
그리고 김연아는 한국인이다.
'삼성'은 우리나라 기업이지만, 우리나라를 사랑하지는 않는다.
'현대'도 우리나라 기업이지만, 우리 국민의 주머니 사정과 안전을 생각하지 않는다.
"김연아의 유일한 결점은 그녀의 조국이다"
라는 말도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있다.
맞다....어쩌면....대한민국은 그녀의 발목을 잡고 있는 족쇄일 수도 있다.
김연아 신드롬을 만들어서 그녀를 감옥에 가두고 있는....
스케이트만 타고 살아온 인생이기에 '나라' '애국심' '조국' 이런 개념들이 어쩌면 희미할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제 알게된 여러가지 사실들이 있다.
조국의 동계 올림픽 개최를 위해 서야 했던 어색한 자리
후배들의 올림픽 출전권을 위해 반드시 출전해서 이겨야만 했던 세계 선수권 대회
하지만, 조국이 그녀에게 항상 우호적이었을까?...
돈을 벌었기 때문에 여기저기 쏟아내야 할 곳도 많았다.
가끔은 여기저기서 욕도 먹어야 했고....역시 가장 힘든 것은
우리는 그녀를 가만 나두지 않았다.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했다면.....귀화해도 되었을 것이다.
'조국'을 위해...
누구도 이것을 위해 살지 않는 시대다.
삼성도, 현대도, 재벌도, 가난한자도, 너도 나도 '돈'을 위해 '명예'를 위해 나라를 저버릴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녀는 우리나라를 얼마나 사랑할까?
궁금했던 적이 있다.
뱅쿠버 올림픽 금메달 시상대에서의 그녀가 떠올랐다.
그전까지 김연아가 '조국'을 어떻게 여겼는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시상대에서 애국가가 울려 펴지는 그 순간 알았다...
그녀가 자신만의 영광을 위해 금메달을 딴것이 결코 아니라는 것을....
최근에 '너는 김연아가 아니다. 너는 대한민국이다'라는 카피의 광고가 때려맞았다.
더이상 '애국심'을 강요하지 말아라! 라는 것이다.
심지어 금메달의 영광과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러움을 한껏 느꼈을 '안현수'의 아쉬운 귀화도 국민들은 모두 이해하며 응원했다.[나도 응원한다!]
그렇다.
지금은 그런 시대다.
그 누구도 '애국심'으로 협박하며 괴롭힐 수 없는 ....
지금은 그런 시대다.
그런데.
그런데..
"김연아는 대한민국이다."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 있다.
그녀는 힘없는 작은 자신의 조국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라고
나는 김연아를 볼때마다 '조국'을 느끼게 될 것 같다.
조국, 애국심을 강요하지 않는 시대, 그녀는 그 어색한 단어를 떠 올리게 한다.
프론티어, 장인정신....
우리는 많은 '연사'들을 통해 이런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김연아를 통해 우리가 어색하게 생각하는 한가지를 더 깨닫는다.
'나는 이나라를 얼마나 사랑하는가?'
잘 생각해 보기 바란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녀에게 '애국심'을 강요하며 '대한민국'을 대입시키려 했는가!
하지만, 그녀는 그것을 거부한 적이 없었다.
그런 생각이 든적이 없었을까?....고민하지 않았을까?
당신들이 내게 해 준게 뭔데?..
하지만, 그녀는 조국이 부르는 자리에 나왔고....
금메달을 따고 나서는 그녀는 조국을 위해 먼가 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 잡혀 있는것 같아 보인다.
그래서....이제 우리는 그녀에게 말한다.
이제 됐다...넌 충분히 했다라고....
하지만, 김연아는 이제부터다.
때론 우리가 강요해도, 때론 우리가 말려도...
스케이트만을 사랑하며 스케이트만을 알며 살아왔듯이..
김연아는 '대한민국'만을 '조국'으로 사랑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게
"김연아"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