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쓰는 편지-
난 잃어버린 나를 만나고 싶어
모두 잠든 후에 나에게 편지를 쓰네
내 마음 깊이 초라한 모습으로
힘없이 서있는 나를 안아주고 싶어
난 약해질 때마다 나에게 말을 하지
넌 아직도 너의 길을 두려워하고 있니
나의 대답은... 이젠 아냐
언제부턴가 세상은 점점 빨리 변해만 가네
나의 마음도 조급해지지만
우리가 찾는 소중함들은 항상 변하지 않아
가까운 곳에서 우릴 기다릴 뿐 (오~)
이제 나의 친구들은 더 이상 우리가 사랑했던
동화 속의 주인공들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고흐의 불꽃같은 삶도, 니체의 상처입은 분노도
스스로의 현실엔 더이상 도움될 것이 없다 말한다
전망 좋은 직장과 가족 안에서의 안정과
은행 구좌의 잔고 액수가 모든 가치의 척도인가
돈, 큰 집, 빠른 차, 여자, 명성, 사회적 지위
그런 것들에 과연 우리의 행복이 있을까
나만 혼자 뒤떨어져 다른 곳으로 가는 걸까
가끔씩은 불안한 맘도 없진 않지만
걱정스런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친구여,
우린 결국 같은 곳으로 가고 있는데
때로는 내마음을 남에겐 감춰왔지
난 슬플땐 그냥 맘껏 소리내 울고 싶어
나는 조금도 강하지 않아
언제부턴가 세상은 점점 빨리 변해만 가네
나의 마음도 조급해지지만
우리가 찾는 소중함들은 항상 변하지 않아
가까운 곳에서 우릴 기다릴 뿐.
'신해철'
학창시절 인정했던 몇 안되는 국내 뮤지션.
그리고, 내 인생 거의 최초의 우상. 롤모델
그가 자신의 밴드 이름처럼 Next.... '다음' 세상으로 먼저 갔다.
늘 그렇게 앞서가더니만.....
ㅠ.ㅠ
뭐가 그리 급했을까....뭐가 그렇게 ....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흐린창문 사이로 하얗게 별이 뜨던 그 교실
나는 기억 해요
내소년 시절에 파랗던 그꿈을
세상이 변해가듯 같이 닮아가는 내 모습에
때론 실망하며 때로는 변명도 해보앗지만
흐르는 시간속에서 질문은 지워지지 않네
우린 그무엇을 찾아 이세상에 왔을까
그 대답을 찾기위해 우리는 홀로 걸어가네
세월이 흘러가고 우리앞에 생이 끝나갈때
누군가 그대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어보면
대답할수 있나 지나간 세월에 후회 없노라고
그대여
늘 그의 노래 속에는 '철학'이 있었고, '삶'이 있었고 '깊이'가 있었다.
그래서 그가 좋았다.
이런 가수가 있었을까?
내가 알기로는 우리 가요 역사에 이런 가수는 전무했다.
자신의 음악을 통해 데뷔시절부터 꾸준하게 깊이 있게 '삶'의 이유에 대해 사유하고 힘없는 낙오자와 패배자들에게 '소망'을 주었다.
그의 깊이 있는 가사가 녹아 있는 노래는 너무 많아서 다 열거할 수 가 없다.
마지막으로 내가 정말 사랑했던 학창 시절의 명곡 '날아라 병아리'를 올려본다.
-날아라 병아리-
(육교 위의 네모난 상자 속에서 처음 나와 만난
노란 병아리 얄리는 다시 조그만 상자 속으로 들어가
우리 집 앞뜰에 묻혔다
나는, 어린 내 눈에 처음으로 죽음을 보았던
1974년의 봄을 아직 기억한다)
내가 아주 작을 때 나보다 더 작던 내 친구
내 두 손 위에서 노랠 부르며
작은 방을 가득 채웠지
품에 안으면 따뜻한 그 느낌
작은 심장이 두근두근 느껴졌었어
우리 함께 한 날은
그리 길게 가진 못했지
어느 밤 알리는 많이 아파
힘없이 누워만 있었지
슬픈 눈으로 날개짓 하더니
새벽 무렵엔 차디차게 식어 있었네
굿바이 얄리
이젠 아픔 없는 곳에서
하늘을 날고 있을까
굿바이 얄리
너의 조그만 무덤가엔
올해도 꽃은 피는지
눈물이 마를 무렵
희미하게 알 수 있었지
나 역시 세상에 머무르는 건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설명할 말을 알 순 없었지만
어린 나에게 죽음을 가르쳐 주었네
굿바이 얄리
이젠 아픔 없는 곳에서
하늘을 날고 있을까
굿바이 얄리
너의 조그만 무덤가엔
올해도 꽃은 피는지
굿바이 얄리
이젠 아픔 없는 곳에서
하늘을 날고 있을까
굿바이 얄리
언젠가 다음 세상에도
내 친구로 태어나 줘
작은 나라에서 태어나 그 천재적인 감성을 다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형 때문에 젊은 시절 의식과 감성에 촉촉한 단비로 은혜를 받았던 .....많은 사람 중에 내가 있었어.
고마워.
다음 세상에도 ....그 모습으로 노래해줘.